다음은 한국 차례? 일본 증시 급등시킨 행동주의펀드가 대체 뭐길래

최근 일본 증시의 뜨거운 상승 행보가 행동주의펀드의 순기능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있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가 34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다양한 원인과 배경이 있겠지만 오늘은 행동주의펀드의 의미와, 행동주의펀드가 어떤 식으로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행동주의펀드라고 쓰여진 테이블 이미지


행동주의펀드란?


행동주의펀드는 일종의 헤지펀드로 기업의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수하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펀드입니다. 축구팀을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행동주의펀드는 축구팀의 오너와 같습니다. 축구팀의 오너는 자신의 팀(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자 여러 의견을 내놓습니다. 선수를 영입할 수도 있고, 감독을 교체할 수도 있습니다. 팀이 잘 운영되도록 전략을 세우고 팀의 선수들(직원)이 잘 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축구 클럽이 좋은 성적을 내고 훌륭한 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운영방침을 감독에게 조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이 이에 따르지 않거나 오너가 보기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끌고 가고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면 교체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가 꼭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진 않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이와 같이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경영에 조언하고 심지어 경영진의 교체까지도 요구할 수 있는 것이 행동주의펀드입니다. 하지만 기존 회사의 주주들과 경영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갑자기 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요?


행동주의펀드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


행동주의펀드는 기업에 대한 지분을 확대하고 적극적인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구사합니다. 주식 배당을 확대하라는 등 주주들의 권리를 대변하기도 하고, 신규 사업과 관련된 경영 방침에 제동을 걸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지분 확대 : 행동주의펀드는 목표가 된 기업의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확대해 나갑니다. 기본적으로 주식회사는 주식의 수를 많이 보유한 사람에게 의결권이 더 보장됩니다. 이사회에 이사를 배정할 수도 있죠. 확대한 지분을 통해 어느정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되면 경영과 관련해서 직접적인 목소리를 내게 됩니다.

경영 개선 요구 : 행동주의펀드는 기업의 경영 전략, 재무 구조, 인사 등에 대해 개선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제안서를 제출하거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경영진 교체 요구 : 기업의 경영 성과가 불량한 경우 경영진의 교체를 요구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경영 방향 및 방침을 바꾸려고 시도하는 것입니다.

기업 분할 요구 : 기업의 분할 또는 일부 사업의 중단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핵심 역량에 집중하게 하여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행동주의펀드 사례


행동주의펀드는 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주주가치 제고를 추구하는 펀드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활동은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순기능 사례


한진그룹 사례 : KCGI(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가 한진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을 확대하고 ‘신뢰회복 프로그램’을 제안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주가가 45% 상승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기여했습니다.


SM엔터테인먼트 사례 : 카카오뱅크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분쟁에서 행동주의펀드의 역할을 소개했습니다. 행동주의펀드들이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여 주식 가격 변동과 주주권 행사를 통해 경영 전략 및 경영진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악용 사례


BYC 사례 : 트러스톤 자산운용이 BYC 지분 8.13%를 보유한 2대주주입니다. 트러스톤은 2022년 9월 BYC가 회사 실적을 신경 쓰지 않고 일감을 대주주 일가의 회사에 몰아주어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이를 검증하기 위해 이사회 의사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고, 결국 법원까지 가서 승소 하였습니다.


KT&G 사례 : 안다자산운용이 KT&G의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분리상장을 요구했었죠. 결국, KT&G의 최대주주 중 하나인 국민연금의 반대로 무산되긴 했지만 행동주의펀드의 기업에 대한 영향력을 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맺음말


행동주의펀드들은 경영권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경영권을 위협하면서 주식을 다시 고가에 매입해줄 것을 요구하거나, 기업을 인수한 뒤 알짜 자산을 팔아치우고 떠나는 등의 약탈적 행위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일본의 사례에서는 행동주의펀드가 단순히 단기 차익만을 노리는 것이 아닌 닛케이지수 상승의 핵심 요인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본 현지 요구에 맞춘 행동주의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 가장 긍정적 변화였다는 것이죠.


행동주의펀드의 활동이 기업과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도 주주들의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지 않으면 행동주의펀드의 다음 공격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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