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용어] 디커플링(decoupling)

2023년 미국은 유럽을 비롯한 서방 주요 국가들을 대상으로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촉구했습니다. 디커플링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서 친분을 과시했으며 최근 5선에 성공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첫 국외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습니다. 언듯 보면 잘나가는 미국이 중국 친구를 ‘왕따’시키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다른 친구들에게 ‘저 친구’와 어울리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았는데 뜻대로 되지 않은 것입니다. 이처럼 어떤 국가가 대세를 따르지 않고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디커플링(decoupling)’이라고 합니다.

중국과 미국의 디커플링


커플링(coupling)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익숙합니다. 연인과 함께 끼는 반지로 많이 불립니다. 커플링에 ‘반대’라는 뜻을 가진 접두사 ‘de’가 합쳐진 것 단어가 디커플링입니다. 다른 시류와 동조하지 않는다고 해서 ‘탈동조화’라고도 합니다. 경제용어로 주로 사용되며 개별 국가나 특정 국가의 시장 상황이 일반적인 세계 경제 흐름과 같이 흘러가지 않고 독자적으로 움직일 때 사용합니다.

2000년대 후반에는 세계 금융위기로 인해 미국을 위시한 선진국들이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인구와 자원이 많은 신흥국들이 주목받으면서 신규 투자 시장으로 급부상했습니다. 세계적인 흐름은 불황임에도 앞서 언급한 국가들은 많은 투자를 유치하며 호황을 누린 것입니다. 대표적인 디커플링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경제 상황에서 디커플링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미국 등 서구의 증시는 상승하는데 아시아 증시는 하락하는 현상, 주가가 하락하는데 환율은 제자리 걸음인 현상 등도 디커플링에 해당합니다. 최근 한국의 증시 상황을 보면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의도 증권가에는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한국은 미국 경제나 증시 상황에 동조되어 흘러간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넘나들고 일본 니케이 지수마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한국 증시는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계 모든 나라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끊임없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따라서 서로 비슷하게 동조되어 흘러가는 ‘커플링’이 당연한 현상처럼 보이기는 합니다. 디커플링 현상은 그만큼 국가 간 경제 성장 측면에서 격차가 벌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므로 실물 경제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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